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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자씨일상

화요일


어제 비가 와서 그런건지.. 비와 함께 가을이 오려하는건지.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아침이었다.
빨갛게 충혈된 눈과 무거운 몸을 일으켜 미적미적 씻고
주섬주섬 챙겨 또 다시 밖으로 나선다.
6시 37분..
제법 일찍 왔는가 보다 하는 생각에 잠시 기다려보기로하고
계단에 걸터 앉는다.

105번 버스가 지나간다. 학교다닐적엔 제법 탔었는데..
502번 버스가 지나간다. 저건 어디가는거려나?!
아주머니, 아저씨, 학생들...
모두들 부산하게 움직이며 일찍부터 하루가 시작되었음을 알린다
.
6시 55분..
약속은 7시에 잡혀있는데 아직 아무도 나타날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나는 계속 계단에 앉아있다.

105번 버스와 502번 버스는 잘도 지나간다.
7시 5분..
약속시간이 5분이나 지나버렸지만 아직 아무런 연락도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막연한 기다림은 이젠 정말 지겹도록 싫은데..
기력없는 몸둥아리는 앉은자리 그대로 잘도 기다리고 있는다.

슬슬 짜증이 나려한다.
7시 12분..
드디어 누군가 왔다. 문을 열어준다. 7시에 약속이었다는걸 알았을까?!
아니.. 자기네가 7시에 약속을 잡았다는걸 아는걸까?!
나에게 아무런 말이 없다. 이런 버릇없는...
아..!! 몇시에 왔는냐고 물어준다.
40분경에 왔노라 대답하니 하는말이
'어이구~ 일찍오셨네..'
이게 전부다. 대한민국은 초등학교 예절교육부터 다시 실시해야한다는게 증명된 순간이다.

7시 20분..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을 하려는데 연결이 잘 않된다.
인내심을 가지고 다시한번 시도한다. 연결되었다. 신호가 약하단다..
뭐 그래도 연결만 되면 되니까...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보려 한다.
연결이 끊겼다. 큼..!! 다시 연결을 시도한다.
지난번엔 잘 됐던게 오늘따라 왜 이리 연결이 않되는지..
없는 인내심 대출해본다. 여전히 않된다. 아침부터 목 뒷부분이 뻐근해진다.
몇번더 시도해본다. 연결되서 뭐 좀 해볼라하면 끊어져 버린다.
아... 이런거 많이 않좋아하는 상황이다.

유선랜을 사용하기로 한다. 이제야 겨우 인터넷 연결이 자연스럽다.
08시 00분.. 모니터를 보고있다.
09시 00분.. 모니터를 보고있다.
10시 00분.. 모니터를 보고있다.
11시 00분.. 모니터를 보고있다.
12시 00분.. 모니터를 보고있다.
........................... 모니터를 보고있다.
17시 33분.. 모니터를 보고있다.

나의 눈은 모니터를 보고 있지만 마은은 어딘가에 있다.
어딜까?! 분명 여기는 아닌게 확실한데 어딘지를 정확이 모르겠다.

오늘은 화요일이다.
그럼 내일은 수요일일것이다.
내일이.. 수요일이 오기를 기다리며 모니터를 보고 있겠다.